Weekday griefs, Weekend joys

서울에서 동해 바다까지 차로 달려서 약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혼자 다니는 게 익숙한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 차에서의 3시간은 지루함과의 싸움이다. 바다를 만난다는생각에 설렘을 가득 안고 달리더라도 지루함과 졸음은 누구도 당해내지 못할 것이다.주말이 되면 파도 예보를 확인하고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린다. 갈 건지 말 건지부터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주말의 멤버가 결정되면 금요일은 시계만 보면서 퇴근을 기다리느라 그날의 업무에는 집중이 안된다. 매끄러운 황금의 주말을 보내기 위해서는 금요일 업무에 엄청난 집중력을발휘해서 037손이 안 보이게 처리하고 마음이 들떠 있는 걸 감추기 위해 업무용 성실함을 있는대로 쥐어짜낸다. 직장 동료들에겐 주말 약속이 없는 지루한 사람처럼 보이도록 태연하게 연기를 해둔다. (다음 연기대상은 내 차례다.)

해변엔 서핑과 캠핑을 함께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걸 바다에 와 본 사람들은 다 안다. 하늘에서 해가 사라지면 해변에 불을 지피고 그 주변에 둘러 앉아 한 주간 쌓인 스트레스를 입으로 푸는 시간이 시작된다.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수다에서 어느 누구하나 지지 않는다. 사실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말이 많은 것 같은 건 내가 남자라서일까? 패들이 어쩌고 045턴이 어쩌고 보드 사이즈가 어쩌고 바람이 어쩌고 자기가 제일 재밌게 탔네 마네… 이런 큰 소득이 없는 얘기들을 쉬지도 않고 떠들다보면 어느새 몸은 고되다. 서핑은 몸만 지치게 하는게 아니라 입도 지치게 한다. 물속에서 남은 체력을 꼭 입으로 모두 소진해야 잠자리가 편해진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언제나 아쉽기만 하다. 다음 날이 월요일인 걸 생각하면 한숨만 나오고 도시에서의 생활을 그만두고 자유를 찾아 떠날 거라는 다짐을 벌써 수십번도 더 한 것 같다. 월요일 아침에 마주칠 부장님의 얼굴을 생각하니 사고가 나서 병원에 입원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차가 꽉 막힌고속도로에 올라서는 순간 현실과 이상은 큰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교통체증과 근육통 47 으로 졸음이 코앞에 와 있기에 입을 쉴새 없이 움직인다. 무언가를 입에 계속 넣어주거나 어김없이 장기 인 수다를 떨거나 어떻게든 코앞의 졸음을 쫓아야 한다. 거울을 보니 주중에 쌓인 스트레스는 주말의 스트레스에 비해 하찮은 것 같기도 하다. 너무 바다에 오래 있어서인지 밤새 놀아서인지 하늘의 노을이 나의 눈동자 색과 별 다를 바가 없다. 부장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