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 OF SONGJEONG

원래 창조재단 등 지역 재단이 사실 굉장히 많이 있고 그 중 하나가 송정역 운영을 맡아서 했었는데, 근데 좀 뭐랄까 지역색깔이나 그런 게 반영이 안되고 그냥 아티스트들 불러서 전시하고, 아무튼 운영이 잘 안됐어. 그러다 가 송정지역 주민들이 이제 우리한테 이걸 달라 그렇게 얘기가 되고 있었어. 어차피 송정이 서핑으로 유명하지만 송정 주민들은 서핑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지. 근데 외부에서 송정을 바라보는 이미지는 서핑에 관한 게 대부분이거든. 이제는 그게 트렌드가 돼 버린 거지.

그러다 보니까 난 대한서핑협회 회장을 맡고 있고 송정에 몇몇 어르신들 알고 있으니까 연락이 온 거야. 송정역 운영을 원래 창조재단이란 데서 하고 있는데 우리한테 넘어올 수 있도록 작업을 좀 같이 하자고 해서 나도 발표 자료도 만들고, 여러가지 외국 사례들있잖아, 바닷가를 끼고 서핑이 유명한 도시에서 어떤 건축물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 이런 것들 조사를 한 2,3년 계속 내가 해줬거든.

어떤 것들이 있었냐면 미국의 켈리포니아 트레슬 같은 경우 기찻길이 되게 유명하거든. 트레슬 서핑대회를 열면 그 지역 철도의 철길 잘라서 트로피를 만들어 주거든. 그러니까 해변 근처에 있는 특성을 살리고 거기에 서핑을 접목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어른들은 아예 모르시니까, 그런 자료들을 주다 보니까 어른들이 송정역 운영을 같이 해보자 그래서 ‘파도소리 송정역’ 이라고 공동체를 만들었지. 지역 공동체, 만들면서 이게 잘 돼서 창조재단이 빠지고 ‘파도소리 송정역’이라는 단체로 운영권이 넘어온 거야. 그런데 막상 넘어와도 어르신들이 할 게 없잖아.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고 근데 그 팀원 중에 한 분이 송정에서 부모때부터 나고 자라서 송정에 사시는 분인데 금속공예가셔서 지금 그 금속 공예가가 한번 전시를 하시고 그 다음에는 꼭 서핑은 아니지만 요즘애들이 와서 볼 법한 트렌디한 것들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나에게 운영을 해 보라고 해서 이번 전시를 하게 된 거지.

첫 번째 전시가 송정 서핑의 역사에 대해서 기획했는데, 송정 서핑의 역사가 벌써 한 20년은 됐으니까, 그것에 대한 사진 자료들, 옛날에 우리 싸이월드나 그런 데 있던 것들, 다음 카페에 있던 것들, 싹 긁어 모아 그걸 인쇄해 전시하게 된 거야.

사실 이번 전시에 내가 큐레이터처럼 참여하기는 했는데, 원래는 내가 하는 비즈니스인 ‘안티도트’가 올해 10주년이거든. 그래서 10주년 행사를 어떤 걸 할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우리 회사의 아이덴티티는 스트릿 패션이 아니라 사실 서핑이기 때문에 서핑에 대해서 뭔가를 할 수 있는 게 없을까라고 생각을 많이 했어. 그리고 또 한묵이 형이 돌아가신 게 올해가 10주기거든. 내가 안티도트 시작하고 얼마 안돼서 형이 돌아가셨거든. 뭐랄까 요즘에 서핑이 엄청 유행하고 송정에 오는 사람들, 서퍼들 엄청 많잖아. 근데 정한묵이라는 인물을 기억하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까 10주기에는 한번 이것을 알렸으면 좋겠다고 내 나름대로 형하고의 약속이 있었거든.

형이 돌아가시고 나서 나는 그래도 열심히 해서 이것을 발전시키겠다라고 했는데 벌써 10년이야. 그래서 사람들이 알 수 있게 사진을 이렇게 모아 놓은 거고. 안티도트 10주년, 한묵이형 10주기, 그 다음에 송정역이 갑자기 갤러리를 운영하게 된 것. 이런 것들이 맞물리면서 이번 전시를 기획한 거지. 작업 기간은 오래걸리지는 않았고 한 달 정도 했었던것 같아.

전시된 서프보드들은 서퍼들에게 기증받은 거고, 한묵이형이 타던 보드는 서프짐의 민경식이 갖고 있었어. 보드에 정한묵 적혀 있는 그 보드.

정한묵이란 사람에 대해서 말하자면, 예전에 초창기 우리 서핑 신에서 제일 잘 타는 사람이었지.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고. 그보다 뭔가 리더격에 있던 사람이어서 지금 나이 많은 형들, 초창기때 있던 멤버들 중에 나이 많은 형들을 이끌어 가던 형이었고 나는 또 한묵이형하고 사실 좀 라이벌이었거든. 나는 주로 나이 어린 동생들하고 관계가 좋았고. 그런데 그 당시 한묵이 형이 대한서핑협회라는 걸 (그때는 대한서핑연맹이었지) 만든다고 하며 나이 많은 형들하고 추진을 했어. 나는 그때 되게 반대했었거든. 우리가 서핑도 제대로 못타는데 뭐 벌써부터 나이 많은 형들하고 그런 일을 벌이냐고. 난 그걸 엄청 싫어했었거든. 내가 좋아하는 한묵이 형은 그냥 멋있는 순수한 서퍼인데 그런 일을 하는게 너무 싫었어. 협회를 만들고 이런 것들 말야. 그랬던 한묵이형이 대한서핑협회 승인 떨어지는 전날 자살하셨거든. 나도 사실 이유는 잘 모르겠어. 형이 왜 그랬는지.

그 후로 시간이 조금 흘러서 그때 협회 멤버들이 나중에 나를 찾아와서 전무이사를 맡아서 해줬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어. 한묵이 형이 만들었는데 한묵이 형이 지금 없다. 이제 공석이니까 이것을 끌고 갈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네가 해달라고 부탁을 받은 거야.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하겠다고 말했지. 한묵이형이 만든 협회를 내가 이어 받은 거지. 아이러니하게 처음엔 엄청 반대했었는데 말야.

이제 송정역 전시에 대해 또 어떤 사람들은 송정역이 어느순간 서핑 샵이 되었느냐라는 식으로 비판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어. 얼마전에 영상회 같은 것도 했고 이런 것들이 부각이 되니까 단순히 서핑하는 애들한테 송정역을 내줬나? 이런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 단순히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도록 지역 발전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