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STIC WAVE – editor Song Min

인류의 역사를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로 구분한다면 우리는 현재 플라스틱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플라스틱의 편리함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었다. 저렴한 생산 단가에 공정 또한 간편하여 대량생산 또한 가능하여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물건을 균일하게 만들어 냄으로써 산업 혁명에 버금가는 영향력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할 수 있겠다.

150년 남짓의 플라스틱의 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는 원하는 제품을 빠른 시간 안에 손에 넣는 것에 익숙해 졌다. 이로 인하여 빠르게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들을 만들어 내면서 더 편하고 더 빠른 세상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아마도 150년 전 플라스틱이 발견되었을 때는 플라스틱의 폐해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을 것이다. 핵 물질이 발견되었을 때 방사능에 대하여 무지했던 것처럼… 플라스틱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이 버려진다. 자연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인간이 만든 화학물질에 지구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며 지구를 병들어 가게 하고 있다.

서핑은 셀 수 없는 자연 현상들의 조화로 만들어지는 자연이 주는 선물과도 같은 것이다. 하지만 자연에 기대어야만 하기에 ‘기다림’ 이라는 현대인들에게는 너무나도 익숙지 않는 개념를 각인시켜 준 것 같다. 아마도 플라스틱 세상 속에 살면서 빠르고 편리함에 익숙해진 우리는 그 기다림이 때로는 길고 지루했을 수 도 있으리라.

여기저기서 인공 파도풀이 생긴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심지어 실로 만나기 힘든 그림 같은 파도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서핑을 사랑하는 필자도 이런 파도를 보면 너무 마음이 설레고 한번쯤은~ 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기다림이라는 제약 따위는 제쳐 버리고..

작년 이맘때쯤 좋은 기회가 생겨 국내의 인공 파도 풀에서 정말 가까운 지인들과 서핑을 한 적이 있다. 강원도 산골짜기에 위치한 곳으로 운전을 해 찾아가는 동안 묘한 기분이 들었다. 서핑 여행을 산으로? 해발 고도는 점점 높아져만 가는데 파도와는 점점 가까워져 간다는 알 수 없는 묘한 기분에 사로잡혀 들떴던 기억이 난다. 따뜻한 물과 언제든 탈 수 있는 파도가 기다리는 그곳의 추억은 두고 두고 곱씹을 정도의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인공 파도풀은 바쁜 직장과 도시생활에 지친 현대 서퍼들의 서핑에 대한 갈증을 많이 풀어주리라 생각한다. 지인들과 언제든지 약속을 정하여 편한 시간에 편한 장소로 찾아 갈 수 있는 세상이 오리라 생각한다. 다만 이런 즐거운 생각을 하는 이면에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바다의 파도는 기다리기에 애탔지만, 아름답지 않았는가? 서핑은 보드 위에 서서 파도를 가르는 것도 좋지만, 자연과의 교감과 순응이 그 본질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인공으로 만든 파도에서의 서핑은 원초적인 즐거움은 충분히 충족시켜 주리라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그동안 사랑했고 사랑하는 본질을 희석시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생기기도 한다.

기다림과 그리움은 어쩌면 비슷한 뜻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립기 때문에 기다리고, 기다리기 때문에 그리운 것 아닐까? 언제든지 파도를 탈 수 있는 날이 온다면, 필자도 아마 신이 나서 달려갈 것 같다. 다만 기다리기 때문에 그리워하는 우리의 마음이 서핑에 대한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이 새로운 문명의 이기에 대해서는 각자 나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플라스틱이 발견되었을 때 전혀 알지 못했던 훗날에 폐해를 미리 걱정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