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era review / Lomo LC-A (With Waterproof Housing)

예전 카메라에 대해서 잘 몰랐을 시절에 디지탈카메라 하나 장만했었다. 설명서를 보고 간단한 사용법을 익힌후 눈에 보이는대로 셔터를 눌러댔었지만, 결국 사진 정리하는데에 지쳐서 그만둔 기억이 난다.

그러던 찰나에 친구가 갖고 있는 필름 카메라를 사용해보게 되었다. 필름을 사야하고 한번에 36장 뿐이고 현상도 해야하는 귀찮은 점이 많았지만, 36장을 다 찍어 현상을 하면 1롤씩 폴더에 넣으면 되고 날짜도 정리되고, 필름값이 점점 올라 함부로 셔터를 누를수도 없는 데다가 나같이 셔터를 막 누르고 정리를 잘 못하는 사람한테 딱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날 이후 필름카메라를 구입했다. 처음엔 일반 컴팩트 카메라를 구입해서 썼었는데, 두번째 필름 카메라로 로모카메라의 상술에 넘어가 구입하고 말았다. 감성을 더한 사진 결과물을 보여준다는 과장된…

가격이 싸지도 않았고 완전 수동인데다가 목측식. 사진을 찍을때마다 거리를 재서 셔터를 눌러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그런건 금방 적응이 되었다. 로모카메라 덕분에 이젠 대충 감으로도 거리를잴수 있는 스킬이 늘었다.

여행을 다닐때 로모카메라를 꼭챙겼다. 다른 카메라에 비해서 답답한 느낌이 있지만, 플라스틱 싸구려 렌즈에 걸려드는 애매모호한 느낌의 사진들에 적응이 되었는 지도 모른다.

로모카메라로 서핑사진을 찍고싶었던 찰나에 전용 방수 하우징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망설임 없이 당장 질러버렸다. 사진찍는 친구들은 불편하게 뭘 그런걸로 사진을 찍냐고 물었지만, 이런 것도 다 해봐야 된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찍어보니 불편한게 한두가지가 아니였다. 하우징에 넣기전에 거리를 고정해야하고, 뷰파인더도 잘 안보이는 데다가 36번만 찍으면 물밖으로 나와야 했다.

그래서 인지 사진이 엉망이지만 힘들게 찍었다는 자존감에, 사진 한장, 한장이 너무나 소중했다. 아직도 사용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예정이지만 필름카메라의 수중 촬영은 이제 그만하고 싶다.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